김진욱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3일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에 대한 공수처 수사가 지연된 것은 '인력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처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퇴임하던 1월 19일은 수사 초기였다"면서 당시 수사 진척 정도를 "20∼30%"였다고 전했다. 그는 수사 방해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엔 "제가 재직했던 시절에는 그런 것은 없고 그 이후의 상황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수사가 늦어진 건 오롯이 인력 문제였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그렇게 본다"고 답변했다. 김 전 처장은 공수처의 현재 수사 상황에 대해서도 "수사 범위는 넓어지고 인원은 없어서 힘겹게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일부러 질질 끄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공수처 조직을 이끌어본 입장에서 현재는 그런 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사 마무리 예상 시점에 대해서는 "일단 조사가 끝나야 하고 그다음에 기록 정리, 법률 검토, 공소심의위 등 필요한 절차에 한두 달은 걸리는데 조사 대상자가 좀 많이 남은 것 같다"며 "올해 안에 끝날 수 있을지 저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특검 논의에 대해서는 "특검 도입 취지는 국민적 의혹이 있으면 이른 시일 내에 해소하겠다는 것"이라며 "여야가 합의하면 특검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처장은 공수처의 수사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면서 "월화수목금토일 나오라며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조직은 지속 가능성이 없다"며 "인원이 지금의 서너 배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공수처는 독립성, 중립성이 생명"이라며 "내부에서 이걸 지키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공수처 수사에) 관여하지 않는 전통이 생기는 게 공수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 공수처 수사와 관련해 전화 한 통 받은 일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전화 한 통 받은 일이 없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수사 전망을 묻는 말에는 "공수처도 검찰도 결국 수사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수사팀의 수사 의지가 제일 중요하고 결재라인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3년간 가장 잘한 일로는 공수처의 인적·물적 기반을 닦은 것을, 가장 아쉬운 일로는 수사 성과를 많이 내놓지 못한 것을 꼽았다. 김 전 처장은 "지금 수사를 하는 걸 보니 제가 처음 취임했을 때보다 상당히 올라가 있다. 굉장히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처장은 전날 '공수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란 제목의 회고록을 출간했다. <저작권자 ⓒ 검찰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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