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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안 정면 비판한 문무일 전 총장 “수사권 독점은 개혁이 아니다”

“경찰에 전권 집중하면 왕정 회귀”

“수사개시와 종결 분리해야 개혁의 취지 살아”

곽동근기자 | 기사입력 2025/09/11 [09:13]

검찰개혁안 정면 비판한 문무일 전 총장 “수사권 독점은 개혁이 아니다”

“경찰에 전권 집중하면 왕정 회귀”

“수사개시와 종결 분리해야 개혁의 취지 살아”

곽동근기자 | 입력 : 2025/09/11 [09:13]

 

문무일 전 검찰총장

 

서울=(검찰연합일보) =문무일 전 검찰총장(2017년 7월~2019년 7월)이 행정안전부와 법무부가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지난 7일 정부가 내놓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방안, 즉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구조에 대해 “한 기관이 수사권을 독점하는 것은 개혁에 반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문 전 총장은 역대 검찰총장 가운데 처음으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현 정부의 개혁 방향에 경종을 울렸다.

 

문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 1차 검찰개혁 과정에서 경찰 수사 지휘권 폐지와 검찰의 수사권 축소를 직접 경험한 인물이다. 2019년 5월, 기자들 앞에서 양복 재킷을 벗어 흔드는 퍼포먼스를 통해 “정권에 휘둘리는 검찰”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은 지금도 회자된다. 당시 그는 “검찰의 독점적 권능이 문제인데 이를 경찰로 확대하는 건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로부터 6년이 흐른 지금, 그는 검찰의 과오를 인정하면서도 경찰에 수사 전권을 몰아주는 현 정부 개혁안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다시 한번 경고했다.

 

문 전 총장은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가 검찰 개혁의 불씨가 됐지만, 그 과정에서 검찰이 국민 신뢰를 잃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자기반성으로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그렇다고 해서 경찰에 아무런 견제 장치 없이 수사권을 집중시키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사실상 권력 집중이다. 이는 왕정으로 돌아가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개혁의 대안도 제시했다. “수사개시는 1차 수사기관이 전담하되, 종결은 반드시 기소권자인 검사가 맡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개시와 종결을 분리해야만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갖지 못하면, 뇌물 사건은 앞으로 사실상 100% 무죄가 될 것”이라며 현재 안의 허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문 전 총장의 발언은 단순히 제도 비판에 그치지 않고, 법 집행 과정에서 나타날 현실적 문제까지 짚었다. 특히 경찰에 수사개시권과 종결권을 동시에 부여할 경우, 피의자의 권리 침해와 권력 남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누가 보더라도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견제 장치가 없다면, 권력기관은 반드시 비대화된다”고 단언했다.

 

이번 발언은 역대 검찰총장 중 처음으로 현행 검찰개혁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전직 총장들은 대부분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으나, 문 전 총장은 인터뷰를 통해 전면에 나섰다. 이는 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법조계 내부의 우려가 그만큼 깊어졌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문 전 총장은 인터뷰 마지막에서 “검찰은 과거 잘못에 대해 반성해야 하지만, 개혁은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권력기관 개혁은 국민의 권리 보장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며 “검찰과 경찰 모두에 권력을 분산시키고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중수청·공소청 구상은 검찰 권한을 분리해 권력 남용을 막겠다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문 전 총장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제도의 실효성과 균형성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그의 지적이 단순한 구태의연한 검찰 기득권 옹호가 아니라, 제도 시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검찰개혁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된 과제로, 매 정권마다 핵심적인 정치적 이슈로 부각돼 왔다. 문재인 정부 때는 ‘검찰 권한 축소’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현 정부는 ‘검찰의 기소권만 유지’하는 방향으로 더 나아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찰권 강화와 통제 부재라는 또 다른 문제점이 불거지며, 한국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드는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 전 총장의 경고는 단순히 검찰 내부를 향한 메시지가 아니다. 국민의 권익 보호라는 개혁의 본래 목적이 흐려지고, 새로운 권력 독점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그의 발언을 계기로 정치권과 법조계가 제도 설계의 본질을 다시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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